예비하심과 인도하심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리고 우리를 인도하시기 위해 우리의 삶 속에 예비해 두신 것들이 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사람과 사건을 발견하고 경험할 때면, 하나님의 치밀하신 인도하심에 놀라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향한 주님의 은혜를 확인하고 확신하며 감동하게 된다.

1. 예배처소

우리교회는 오랫동안 예배처소를 위해 기도하였다. 오전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고, 더군다나 창립예배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한 인원을 수용하면서도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갖추어진 곳이 필요했다. 그러나 COVID-19 펜데믹으로 인해 자산의 가격이 급상승하였고, 모든 문이 닫혀있는것 같았다.

그러던중 램버트 고등학교(Lambert High School)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학교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으로부터 만나자는 이메일을 받게 되었다. 이 학교는 650석의 강당에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배장소로도 적합해 보였다. 그래서 기대감 반, 혹여나 가격이 너무 높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반의 마음을 가지고 담당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담당자를 만나 자기소개를 나누었다. 나를 남침례교단 국내선교부(NAMB)의 인준을 받은 교회개척자로 소개하자, 그 사람이 깜짝 놀라며 크게 환대해 주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남침례교 국내선교부(NAMB)에서 오랫동안 일해왔으며, 교회개척자의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후 대화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펜데믹 이후로 렌트값도 천정부지로 상승했는데, 펜데믹 이전 가격의 ⅕ 가격으로 예배처소를 대여할 수 있게 되었다. 본인이 먼저 나서서 교장을 설득하고, 카운티를 설득해 주었다. 그 결과 창립예배도 은혜롭게 드릴 수 있었고, 우리 교회는 이제 오전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배처소의 이전을 통해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을 공동체적으로 경험하였다.

2. 예배음향

새로운 예배처소에서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큰 강당에 오디오 input이 7개만 있다는 놀라운(다소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디어실에 설치된 믹서는 32개의 채널까지 소화할 수 있는데, 무대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채널이 단 7개밖에 되지 않았다. 설교자용 마이크, 찬양인도자용 마이크,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만 해도 벌써 4개의 채널이 필요하다. 여기에 드럼, 싱어들, 베이스기타, 일렉트릭 기타 등을 연결하려면, 채널이 부족하게 되었다.

조금 당황스러운 마음을 느끼며 최적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나는 음향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별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다른 업무로 우리 교회와 협력교회 관계에 있는 FBC Cumming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교회의 음향 담당자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전문가적인 조언을 구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설명했고, 혹시 대안이 있을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본인 교회의 찬양인도자가, 몇년전 같은 장소에서 교회를 개척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Only 7 inputs, right? I know exactly what you need”

어떻게 이럴수가! 그는 나에게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방법을 구동할 수 있는 음향 장비들을 도네이션 해 주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우리 교회에 베풀어진 맞춤형 은혜라고 할까.

이 일 역시, 하나님께서 FBC Cumming에 예비하신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좋은 예배처소를 허락하실 뿐만 아니라

그 예배처소에서 최고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분임을 또한 확인하였다.

3. 선교지

최근 멘토목사님을 통해 선교지 한 곳을 소개받게 되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선교지였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연말에 있을 모임에 나를 초청해 주셨다. 좋은 취지의 모임인 것은 분명했고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내가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부담감도 있었다.

8월 29일로 기억한다. 멘토 목사님과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30분 정도 후에 아틀란타로 이사를 오는 모교 후배가 있어서 만나게 되었다. 오랫만에 만난 후배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이 후배의 직업이 방금 멘토 목사님께로부터 들은 선교지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배에게 질문을 했다. 그리고 내가 초청받은 행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내가 초청받은 행사의 이야기를 듣고는, 후배가 깜짝 하고 놀랐다. 그렇게 놀라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그 모임에 총 2분의 강사가 한국에서 오시는데, 그 중 한분이 본인의 아버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너무 놀랐다. 그 놀라움은 그저 우연의 일치에 대한 놀라움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으로 침투하셔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였고, 주께서 하실 일들에 대한 기대의 표현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가시며

치밀하고도 섬세하게 인도하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다시한번 고백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램버트 고교에 사람을 예비하셨다.

FBC Cumming에도 사람을 예비하셨다.

나의 인생에도 멘토 목사님과 고교 후배를 예비하셨다.

소설의 요소중에는 ‘복선'이라는 문학적 장치가 있다.

독자들은 처음 소설을 읽을 때 이 복선을 파악하지 못하지만

비로소 결론을 읽으면 무릎을 탁 치며

“그래서 주인공이 서론에 이런말을 했구나!” 하고 알아차린다.

즉, 복선은 처음에 숨겨져 있지만 결론에 이를수록 선명해 진다.

우리의 인생에도 수많은 은혜의 복선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신앙생활은 하면 할수록 감동적이다.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신 수 많은 은혜의 복선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명하게 우리의 삶속에 보이기 때문이다.

작고 작은 우리의 인생가운데

크고 크신 하나님께서

이토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은혜의 복선을 심어두시는 까닭은

우리를 그만큼 사랑하시기 때문임을 믿는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의 삶 속에

은혜의 복선을 심고 계신다.

먼 훗날, 그것이 주님의 기가막힌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이었다고 고백하며 감격할 날을 기대하며

지금 이 순간을 주님과 함께 승리하길 소망한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8:28)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 (시편 48:14)

Previous
Previous

미국교회와 가을 페스티벌 개최

Next
Next

애틀란타 늘사랑교회 힘찬 출발